2016년 파운더스 어워드와 페어런츠 초이스 어워드 수상작이자 2016년 출간 즉시 15개국에 번역 출간된 화제의 그림책 『한밤의 정원사』를 소개한다. 원제는 『The Night Gardener』이다. 테리 펜과 에릭 펜 형제가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 낸 첫 번째 그림책이다. 『행복한 허수아비』에서도 느꼈지만 펜 형제의 그림은 정말로 아름답다. 『한밤의 정원사』 역시 그림에 눈이 저절로 간다.
그림이 이야기를 다 담고 있어서 글이 있긴 하지만 글이 없어도 내용은 충분히 전달된다. 글이 최소한이라서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조금 큼지막한 사이즈이다. 그림책 표지 앞 뒤로 달 밝은 밤의 풍경이 펼쳐진다. 한밤의 정원사의 첫 작품인 부엉이 나무를 한 아이가 올려다보고 있다. 어떤 분의 책 리뷰에서 자신의 아이가 이 표지의 부엉이 눈을 너무 무서워해서 두 눈에 스티커를 붙였더니 안 무서워하게 되었다고 써 있었다. ^^;
원작은 북 커버가 따로 있다. 북 커버를 벗기면 그림책 표지는 다른 디자인으로 되었다. 티파니 블루색이 아름답다. 나는 어떤 디자인이 나올까 궁금해하면서 북 커버를 살짝 벗겨볼 때 기분이 좋다. 『한밤의 정원사』는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면지도 아름답다. 벽지로도 있을 법한 디자인이다.
『한밤의 정원사』는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무채색으로 표현된 이 마을은 우중충하기 짝이 없다. 일부러 사람들의 표정도 알 수 없는 각도로 그려놓은 것 같지만, 사람들의 축쳐진 어깨만 봐도 활기가 없는 마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마을에 마법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주인공 윌리엄은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칙칙한 마을 풍경만큼 윌리엄의 일상도 그리 즐거워보이지는 않는다. 어느날 윌리엄은 북적거리는 소리에 창문을 연다. 그리고 밖에 나가보았더니…
하룻밤 사이에 보육원 옆 나무가 커다란 부엉이로 변신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날부터 매일, 새로운 나무 작품들이 마을에 생기기 시작한다. 많은 동물들의 나무 작품의 매력을 감상하러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한밤의 정원사는 왜 첫 작품으로 부엉이를 만들었을까? 그림책의 거의 첫 장면에서 윌리엄이 흙 바닥에 그리고 있는 것이 부엉이로 보인다. 그 옆을 한밤의 정원사가 지나가고 있다. 윌리엄의 그림을 보고 부엉이를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 아닐까?
고양이 집사인 나의 최애 장면은 고양이 모양으로 깎은 나무이다. 특히 고양이의 표정이 너무 고양이스러워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고양이들도 자기들을 보고 만든 고양이 나무 작품이 마음에 들었는지 주위에 고양이들이 냥글냥글 모여있다. ^^
펜 형제의 『행복한 허수아비』에서 계절의 변화를 표현한 그림이 참 아름다웠다. 『한밤의 정원사』에서도 여름에서 가을, 겨울로 넘어가는 장면들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한밤의 정원사는 더이상 이 마을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마을에, 또 윌리엄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온다.
‘For William’
주인공 월리엄은 한밤의 정원사에게서 정원 가위를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월리엄의 인생에 변화가 생긴다. 윌리엄의 일상은 더이상 무료하고 외롭지 않다. 한밤의 정원사가 푸릇푸릇 나무를 깎아서 작품을 만든 것처럼, 윌리엄도 자신의 꿈을 키우고 다듬어 나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 그림책에서 “희망”과 “꿈”을 읽었다.
우중충했던 작은 마을의 장면이 기억나는가? 한밤의 정원사의 나무 조각 작품들로 인해 마을의 모습이 많이 변한다.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면 『한밤의 정원사』를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펜 형제의 홈페이지의 책 소개에서 더 많은 그림들을 볼 수 있다.
http://www.thefanbrothers.com/#/the-night-gardener/
마지막으로 출판사의 북 트레일러를 소개하면서 마친다.
작가 소개
<펜 형제 (The Fan Brothers) – 테리 펜 (Terry Fan), 에릭 펜(Eric Fan)>
테리 펜과 에릭 펜은 그림책 데뷔작인 『한밤의 정원사』를 시작으로 함께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형제 작가입니다. 어린 시절 농장에서 한가로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밤에는 별을 보고 반딧불을 쫓아다니고 건초 더미도 쌓으면서 황금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보았답니다. 현재는 토론토에 살면서 여전히 밤하늘을 쳐다보며 가끔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함께 쓰고 그린 책으로 『바다와 하늘이 만나다』도 있습니다. (출처 yes24.com)
http://www.thefanbrothers.com/
그림책 정보
글그림 : 테리 펜, 에릭 펜
역 : 이순영
출판사 : 북극곰
발행 : 2016년
ISBN : 9791190300322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4427652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8527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