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가르친 고양이 이야기

표지에는 호랑이와 고양이가 옷을 입고 있다. 두 발로 서서 호랑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고양이는 똘똘하고 당당해 보인다.

호랑이와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 과의 동물이다. <호랑이와 고양이는…>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책은 <むかしむかしとらとねこは… 中国のむかし話より>라는 원제로 오시마 에이타로라는 일본 작가가 그렸다. 중국의 옛날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다. 중국의 옛날 이야기를 일본 작가가 그리고, 한국어로 번역된 그림책을 보고 있으니 묘한 느낌이었다.

옛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와 고양이는 깊은 산 속에서 살았습니다. 옛날 호랑이는 지금 호랑이와 달리 아주 멍청해서 사냥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의 호랑이라고 그리 똑똑한 것 같지는 않지만…)

호랑이와는 다르게 고양이는 사냥을 아주 잘한다. 그래서 호랑이는 고양이가 부럽다. 새를 사냥하고 얼굴 한가득 미소를 띈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여유롭다. 아 귀여워…

호랑이는 고양이에게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고양이는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호랑이가 계속 졸라대자 결국엔 가르쳐 주기로 한다.

구부정한 허리에 꼬리를 땅에 축 늘어뜨린 호랑이와 등을 꼿꼿이 펴고 서있으면서, 꼬리도 단정하게 하늘로 향해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참 대조적이다. 이렇게 서 있는 고양이는 장화 신은 고양이를 생각나게도 한다.

고양이는 호랑이에게 세가지 기술을 가르쳐 준다. 호랑이는 많은 연습 끝에 그 세가지 기술을 연마하게 된다. 호랑이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고양이의 모습이 너무 늠름하고 멋지게 그려져 있다.

그러고보면 호랑이도 사자도 고양이 과인데 보면서 별로 똑똑해 보인다고 느꼈던 적이 없다. 나는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지만,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세상을 몇 번은 산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배변 훈련을 하지 않아도 고양이 화장실에 모래만 부어 놓으면 새끼 고양이 때부터 그 곳에 일을 보고 모래로 야무지게 덮어 놓는다. 그런 건 태어나자마자 어떻게 알고 하는 거지?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다.

선반 위가 어떤 상태인지 보이지 않아도 고양이는 점프를 하면서 그 위의 물건을 정말 신기하리만큼 밟지 않고 피하면서 착지한다. 고양이가 높은 곳의 물건을 바닥으로 떨어뜨린다면 그건 분명 일부러 하는 것이다.

사실 고양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내가 훈련을 시켜 뭔가를 바꿔 보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안 하는 게 좋다.

이 그림책은 왜 호랑이와 고양이가 사이가 나쁜지를 알려준다.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꼭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내가 고양이라도 호랑이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서 고양이가 똑똑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것이다.


그림책 정보

글그림 : 오시마 에이타로
역 : 김숙
출판사 : 북뱅크
발행 : 2010년
ISBN : 9788989863861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645221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98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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