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June 2021

『이렇게 멋진 날』 리처드 잭슨 글 | 이수지 그림

비가 오는 날도 아이들의 즐거움을 막을 수는 없다.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아이들은 라디오의 음악 하나에 춤을 추면서 즐거워한다.
장화를 신고 우산을 들고 자연으로 나간 아이들은 첨벙첨벙 빗속에서 즐겁기만 하다.
먹구름이 잔뜩 끼고 억수같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 ‘이렇게 멋진 날’이라고?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영혼까지 맑아지는 느낌을 주는 그림책이다.

『우리 친구하자』 쓰쓰이 요리코 글 | 하야시 아키코 그림

카나에는 새로운 동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온다. 아직 카나에 가족의 주소를 아는 사람이 없는데 우편함에 매일 무엇인가 도착한다. 카나에가 우편함을 열어보니 하루는 제비꽃이 들어있고, 하루는 민들레, 또 하루는 편지가 들어있다. 문을 열어봐도 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책의 원제이기도 한 ‘とん ことり(톤 코토리)’는 우편함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로 선물이 도착하는 것을 알리는 반가운 신호이다.
‘톤 코토리’와 함께 카나에에게 도착하는 선물들. 도대체 누가 보낸 걸까?

『We Are All in the Dumps with Jack and Guy』 모리스 샌닥 지음

이 그림책은 모리스 샌닥이 아이들의 노숙 생활, 빈곤 및 기타 사회적 문제를 묘사하기 위해 아무 연관성이 없는 너서리 라임 두 개를 붙여서 시각적으로 재 해석한 것이다.
일반적인 그림책은 32페이지이다. 그런데 이 그림책은 무려 56페이지나 있다. 모리스 샌닥이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았나 상상해볼 수 있다.
그림만 언뜻보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같은데 내용은 어둡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실제로 어둡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을 모리스 샌닥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도서관 고양이』 최지혜 글 | 김소라 그림

『도서관 고양이』 이야기는 강화도에 실제로 존재하는 ‘바람숲그림책도서관’에 찾아온 길고양이 ‘레오’를 모델로 쓴 것이다. 최지혜 작가는 ‘바람숲그림책도서관’ 관장님이시다.
아이들이 뭘 그렇게 재밌게 읽는지 궁금해진 레오는 아무도 없는 밤, 도서관 침입에 성공한다. 도서관에 들어간 레오는 많은 그림책들을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만다.
『도서관 고양이』에 등장하는 수많은 그림책의 표지들은 실제 그림책을 본떠 그린 거라 어떤 그림책인지 맞추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 오니까 참 좋다』 오나리 유코 글 | 하타 고시로 그림

비 오기 전 유독 날씨가 더운 날, 『비 오니까 참 좋다』는 그런 날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소나기가 오려나보다.
주인공 아이는 우산을 펼친다.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북소리 같다. 비는 다양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진다. 작가는 비가 노래를 부른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비가 말을 걸어온다. 나와 놀자고 한다.
이 그림책을 보고 나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작가가 비를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했다.
보기만해도 시원해지는 장면들로 가득한 『비 오니까 참 좋다』를 무더운 여름날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아빠 직업은 악당입니다』 이타바시 마사히로 글 |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숙제로 나온 ‘아빠의 직업’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아이는 몰래 아빠 차에 올라탄다.
왜 아빠가 악당인거지? 정의의 사도에게 당하고만 있는 아빠가 싫다.
아이는 아빠는 모두를 위해 열심히 악당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한다.
이렇게 아빠를 무조건적으로 응원해 주는 우리 아이가 있다면 아빠는 내일도 힘이 날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첫째들에게

동생이 생긴 첫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소개를 읽은 적이 있지만,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는 나로서는 그냥 그림책 내용 그대로 고양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표지부터 고양이의 표정이 측은하기 짝이 없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엄마는 내 차지였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자 엄마는 자꾸 기다리라고 한다. ‘나중에’라고 한다. 그런데 기다려도 내 차례는 오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첫째들, 오늘도 마음 고생이 많았어.

『범인은 고양이야!』 다비드 칼리 글 | 마갈리 클라벨레 그림

제목에 고양이가 쓰여 있어서 고양이 책인 줄 알았지만 사실 고양이는 거의 등장하지 않고 쥐들이 주인공이다.
표지부터 익살스럽고 그림들이 귀여워서 얼핏 보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같지만 편견과 부당함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며 심오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도 흔히 내가 아는 것 혹은 편견을 바탕으로 쉽게 판단하고 단정 짓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가? 그렇게 했을 경우 부당한 희생자가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한다.

『가만히 들어주었어』 코리 도어펠드 글그림

가까운 사람이 위로가 필요할 때, 어떤 위로를 하는가?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고 글밥도 적어서 아이들과 함께 읽기 좋으면서 어른들에게도 진정한 위로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하는 그림책이다.
절망하고 있는 테일러의 곁을 여러 동물들이 찾아와서 각자의 방식으로 위로를 해보려 하지만, 그 누구도 테일러의 마음을 위로해주지 못했다.
테일러는 토끼로부터 진정한 위로를 받고 다시 한 번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진정한 위로란 어떤 것일까?

『노스애르사애』 이범재 글그림

다른 애벌레들의 도움을 받아 작은 애벌레는 겨우겨우 알에서 태어난다.
다른 애벌레들이 잎을 먹으면서 열심히 크는 동안 작은 애벌레는 노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 파란색 도라지꽃, 빨간 양귀비꽃을 먹고 무지개빛 알록달록 애벌레가 된다.
알록달록 무지개빛 작은 애벌레는 다른 애벌레들처럼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노스애르사애’는 주인공 애벌레의 이름이다. 무슨 뜻일까?

『빨간 나무』 숀 탠 글그림

상쾌해야 할 아침.
일어나긴 했는데 오늘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는 그런 날, 다들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 주인공의 하루도 그렇게 시작한다.
내 삶이 별로일 때, 도대체 왜 나에게만… 이런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 읽으면 조금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빨간 나뭇잎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 엘리샤 쿠퍼 글그림 – 2018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사람이나 동물이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이별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새로운 만남이 있다.
『큰 고양이, 작은 고양이』는 “흑백의 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삶의 순환성을 안정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2018년에 칼데콧 아너상의 영예를 얻은 작품이다.
글과 고양이들만을 묘사한 최소한의 그림에 여백도 많아서 심플한 느낌인데, 그래서인지 그림책을 덮고나서도 고양이 움직임의 선들이 잔상처럼 머리에 남는다.

『강냉이』 권정생 글 | 김환영 그림

『강냉이』는 어린이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중일 세 나라의 작가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만드는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이다.
이 그림책의 글은 권정생 작가가 초등학생 때 쓴 시로, 6.25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것을 두고 떠나야만했던 피난길. 아이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정성스레 키웠던 옥수수들을 떠올려본다.

『피치』 한스 피셔 글그림

피치는 새끼 고양이 다섯마리 중에 가장 작은 고양이다. 다른 네마리 고양이들은 새끼 고양이스럽게 깨발랄 사고뭉치들이다.
피치는 고양이로 살고 싶지 않다. 다른 게 되고 싶다.
피치는 다른 동물들을 만나지만 생각한 것보다 그 동물들의 삶이 별로였다.
피치는 원하는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아기돼지 세 마리』 데이비드 위즈너 글그림 – 2002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데이비드 위즈너는 이 그림책으로 2002년에 두 번째 칼데콧상을 수상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아기돼지 세마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데이비드 위즈너가 초현실주의적인 기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첫째 돼지가 지푸라기로 집을 짓고 늑대가 나타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집을 무너뜨린다. 여기까지는 알고 있는 아기돼지 세마리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늑대의 바람이 돼지들을 차례로 이야기 밖으로 날려 버린다.
이야기 밖으로 나온 아기 돼지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의미

신발 가게 고양이, 책방 고양이, 야채가게 고양이… 다들 이름이 있다. 심지어 이름이 두개인 고양이도 있다. 강아지도 이름이 있건만… 주인공 고양이만 이름이 없다.
길고양이라고 더러운 고양이! 이상한 고양이! 라고 불리는 건 이름이 아니다. 이 놈! 저리가! 라는 것도 이름은 아니다.
주인공 고양이는 자기에게도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정말 이름인걸까?

『강아지똥』 권정생 글 | 정승각 그림 <25주년 특별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1위​로 130만부 판매, 우리 그림책 역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 마침 올 해가 『강아지똥』 그림책이 출간된 지 25주년이라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면을 표지로 디자인한 25주년 특별판이 나왔다.
어른들도 살다보면 내 존재가 하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권정생 작가가 『강아지똥』을 통해 전해주는 메세지와 정승각 작가의 따뜻한 그림들로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100만 번 다시 태어난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는 제목 그대로 백만 번이나 죽고 백만 번이나 산 고양이의 이야기이다. 백만 명의 사람이 고양이가 죽었을 때 울었지만, 고양이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지독한 놈….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100만 번을 죽고도 한 번도 울지 않았던 얼룩 고양이가 하얀 고양이를 만나고 100만 번 엉엉 우는 일이 생긴다. 그러고는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은 보이는 걸까? 아기 고양이 눈에는 보름달이 우유 접시로 보인다.
우유 접시에 담긴 우유가 너무 마시고 싶은 아기 고양이는 온갖 방법으로 도전해보지만 도저히 마실 수가 없다.
아기 고양이는 우유를 마실 수 있을까?
2005년 칼데콧상을 수상한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는 그림이 흑백이어서 그런지 고양이와 하얀 달이 더 선명하게 강조되어 보인다.

『꼬르륵, 배고파!』 무라카미 야스나리 글그림

무라카미 야스나리는 스스로를 ‘강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주의 작가이다. 낚시를 워낙 좋아하는 작가는 송어를 주제로 그의 데뷔작 『꼬르륵, 배고파!』를 탄생시켰다.
일본의 전통적 공연예술인 카부키의 무대에 영감을 받아 책을 펼쳤을 때 카부키 무대처럼 파노라마 뷰가 되도록 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주인공 아기 송어 ‘핑크’의 귀여운 스토리 안에서 약육강식의 메세지,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배고픈 핑크는 과연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