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르륵, 배고파!』 무라카미 야스나리 글그림

일본 그림책 작가 무라카미 야스나리 글그림의 『꼬르륵, 배고파!』를 소개한다. 원제는 『ピンク、ぺっこん』이다. 한국에서는 송어 반짝이 시리즈로 번역된 책들 중 하나다. (아쉽게도 한국어 번역본은 절판되었다.)

무라카미 야스나리는 스스로를 ‘강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주의 작가이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어 어떤 그림을 그릴까 고민하던 중, 낚시를 워낙 좋아해서 송어 이야기만 하면 눈이 반짝거리는 작가에게 송어를 주제로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송어를 주제로 그리게 되었고, 그렇게 그의 데뷔작 『꼬르륵, 배고파!』 가 탄생했다.


『꼬르륵, 배고파!』앞 표지

일본 그림책은 글자의 소리로 재미있게 표현하는 것들이 많다. 이 그림책의 제목에서도 그런 표현을 볼 수 있다. 원제는 『핑크, 펫콩』이라고 읽는데, ‘ㅍ’음이 반복되는 것도 그렇고, 일본어로 배가 고픈 표현의 ‘페코페코’를 더 귀엽게 표현해서 ‘펫콩’으로 표현하여, 배가 고픈 핑크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그림책들을 소개해주는 책에서 이 책 표지의 핑크색 제목과 아기 송어 떼의 귀여운 모습에 반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내용도 그림도 정말 귀여운 그림책이다.


『꼬르륵, 배고파!』의 주인공은 깊은 산 속 물이 깨끗한 강에서 살고 있는 아기 송어 ‘핑크’다. 핑크의 자랑은 자신의 분홍빛 지느러미이다. 지느러미가 핑크색이어서 이름이 핑크인 것 같은데, 번역본에서는 송어의 이름이 ‘반짝이’인게 조금 아쉽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으로 책을 디자인한데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작가는 일본의 전통적 공연예술인 카부키의 무대에 영감을 받아 이 책을 펼쳤을 때 카부키 무대처럼 파노라마 뷰가 되도록 디자인했다고 한다. 두 장에 꽉 차게 등장하는 아기 송어 떼를 처음 봤을 때 임팩트가 컸다. 파노라나 뷰가 딱인 느낌이다.

위의 송어 떼에서 핑크를 찾을 수 있는가? 나는 두번 째 책을 읽을 때 핑크가 다른 송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송어들이 너무 귀여워서 실제 송어를 검색해봤더니 송어중에도 무지개 송어라는 종류가 몸통에 분홍 줄이 있다. 그림책의 송어 핑크는 무지개 송어를 모티브로 한 걸까? 그래도 그림책에 등장하는 송어들만큼 귀엽지는 않다.

무지개 송어 (출처: 나무위키)

핑크의 귀여운 스토리 안에서 약육강식, 즉 강자가 약자를 취하는 생존 본능의 메세지도 담겨있다. 큰 물고기가 아기 송어에게 양보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핑크의 먹이를 뺏어 먹은 큰 물고기는 다시 새에게 잡아 먹힌다.

물고기의 크기에 따라 글자의 크기도 다른게 인상적이다. 핑크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글자는 콩알만하다.


배고픈 핑크는 낚시 밑밥을 덥썩 무는 바람에 강에서 낚시를 하던 아저씨에게 잡히고 만다. 이젠 죽었구나 싶었는데 이게 왠걸? 아저씨는 너무 작은 아기 송어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준다. 낚시꾼 아저씨의 주머니에는 핑크보다 훨씬 큰 송어가 들어 있다. 크기와 상관없이 무자비하게 낚시를 하는게 아니라, 작은 물고기는 다시 놔주는 이런 장면들에서, 자연을 너무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난다.


하루종일 배를 쫄쫄 굶은 아기 송어 떼들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온다.

저녁 해질 무렵 벌레 떼들이 나타나고 아기 송어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저녁 노을 때문에 아기 송어 떼는 분홍빛, 물은 오렌지색으로 물든 장면이 예쁘면서도, 신나게 벌레들을 잡아먹는 아기 송어 떼가 너무 귀여운 장면이다.

배가 고파서 ‘페코페코 펫콩’인 핑크도 벌레를 한 입에 덥썩! 먹이를 뺏기기도 하고, 낚시꾼에게 잡히기도 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지만 마지막에는 핑크가 벌레를 배불리 먹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잘자, 핑크. 내일도 많이 먹어.’라는 문장으로 책이 끝난다. 아이와 함께 자기 전에 읽는 책으로도 좋을 것 같다.

다른 핑크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가 소개

1955년 기후현에서 태어났다. 스스로를 ‘강 사람’이라고 말할 만큼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주의 작가로, 그림책뿐만 아니라 생태 그림, 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펼치고 있다. 1986, 1988, 1989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그래픽상을 수상했고, 1991년 브라티슬라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송어 반짝이의 사계절 이야기』를 비롯해 『숲에 온 걸 환영해!』 『봄 산은 수런수런』 『별밤 캠프』 『선물』 『낚시 가자!』 『돌고래의 바람』 등이 있다. (출처: yes24.com)


그림책 정보

글그림 : 무라카미 야스나리
역 : 이선아
출판사 : 넥서스주니어
발행 : 2006년
ISBN : 9788959940233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2172184
Amazon : https://www.amazon.com/dp/4198612323/ref=cm_sw_em_r_mt_dp_4VFZV6H15XZ7N6FRQ88B (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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