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글 | 신디 더비 그림

이 책의 그림을 봤을 때 나는 이 책을 사야만 했다. 표지에 커다란 고릴라가 작은 아이에게 작은 꽃을 전해주고 있다. 그림이 너무나 따뜻한 느낌의 그림책이었다.

그러고보면 고릴라가 등장하는 책이 많다. 고릴라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평화를 좋아하고 온순한 동물이다. 고릴라는 자식을 끔찍히 사랑한다. 영화 킹콩이 고릴라의 이미지를 다 망쳐놨지… 이 책이 고릴라의 실제 모습을 잘 담은 것 같다.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앞 표지

책의 시작 부분의 그림들은 어둡고 우울하다. 아마도 엄마의 장례식장인 것 같다. 커다란 고릴라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이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고릴라는 “네 엄마 정원은 아름답구나. 도와줘도 될까?” 라고 아이에게 말을 건다. 말을 거는 방법도 프로다!

아이는 바로 “우리 엄마는 죽었어.” 라고 말한다. “알아.” 라고 고릴라는 대답한다. 딱 봐도 우리 아들 정도의 아이로 보이는데…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때부터 고릴라는 늘 아이와 함께다. 그리고 아이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해준다. ‘죽음’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힘든 나이의 아이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도 많다.

집에서도 놀이터에서도 밤에 잘 때도 학교에서도 늘 아이 옆에는 고릴라가 있다. 아빠도 함께 등장하는데 아빠는 늘 아이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엄마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아빠와 아들. 지금 서로가 가장 필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둘은 가까이 다가가기가 힘든가보다.

그렇게 묻고 싶은 것들을 고릴라에게 다 쏟아낸 아이는 이제 아빠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엄마의 죽음 후 처음으로 아빠와 아이는 꼭 껴안는다. 그리고 그 둘을 더 큰 품으로 꼭 껴안아주는 고릴라…

이제는 아빠와 엄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엄마를 추억할 수 있다. 둘이 함께 실컷 엄마를 그리워 할 수 있다. 고릴라는 이제 더이상 아이 곁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고릴라는 마음이 힘든 또 누군가를 도와주러 가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무샤를로트 문드리크(Charlotte Moundlic) 글, 올리비에 탈레크(Olivier Tallec) 그림의 『무릎 딱지』가 생각이 났다. 무릎 딱지의 아이에게도 고릴라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도 생각났다.


작가 소개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뉴욕 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퀸스칼리지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그 후, 배우, 가수, 상담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뒤, 아이들의 고민과 비밀, 희망을 담은 책을 쓰고 있다. 지금은 가족과 함께 롱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다.


<신디 더비>

새처럼 미식가용 벌레를 즐겨 먹고, 약간 시끄럽게 꽥꽥 소리치고, 멋진 신발을 콕콕 집어내는 완벽한 안목을 가졌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등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림책 작가가 되기 전에는 연극 학교에 다넜고, 인형극 디자이너, 배우로서 전 세계를 누볐다. 지금은 그림책을 만드는 데 온 시간을 쓰고 있다. (출처: yes24.com)


그림책 정보

글 :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그림 : 신디 더비
역 : 박소연
출판사 : 달리
발행 : 2020년
ISBN : 9788959984060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94478599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467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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