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긴 오렌지색 고양이와 할머니

오사다 히로시 글, 오하시 아유미 그림의 『고양이 나무』의 원제는 『ねこのき』다. 1996년에 출간된 일본어판은 절판이 되어서 살 수가 없지만, 한국어판은 2018년에 번역 출간되어 구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도서관에서 빌려본 후, 한국어판으로 구입했다. 한국북큐레이터협회에서 주최하는 특강에서 이야기꽃 출판사 대표 김장성 작가님을 모셨다. 김장성 작가님이 세월호 사건을 이야기하시며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것과 관련된 3권의 그림책을 소개하셨다. 그림책에는 ‘보내고 간직하는 방식’ ‘기억의 의미’ ‘공감의 의미’ 라는 작가님의 소제목이 각각 붙어 있었다. 『고양이 나무』는 그 3권 중에 하나로 ‘공감의 의미’의 그림책이었다.

김장성 작가님은 그림책은 기본적으로 시제일치를 시켜야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 이미 오사다 히로시 작가님이 돌아가신 후라서 왜 시제일치를 시키지 않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지만, 오사다 히로시 작가님이 그렇게 썼다면 이유가 있을 거라고. 그리고는 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셨다고.

사람을 떠나 보냈는데도 아직 마음으로는 못 떠나보낸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이미 떠나보낸 후에도 현재 같이 있는 것 같은 시제인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오사다 히로시는 공감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절을 그대로 살 수 만은 없기 때문에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아야 한다.

글로써 말하는 부분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합쳐져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그림책이지만 이 그림책은 글로써 표현하는 것에 집중 해보라고 하셨다.

『고양이 나무』 앞 표지

크레용으로 그린 것 같은 표지에는 오렌지색 고양이가 그려져 있다.

표지를 펼치면 고양이의 몸 전체가 나온다.


꼬리가 무척이나 긴 오렌지색 고양이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위의 장면에서는 현재와 과거 시제가 섞여 있다. 고양이는 밤에 밖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밖으로 나갔다가 늘 아침 즈음이 되면 집으로 돌아온다. 그 날 오렌지색 고양이는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고양이… 할머니의 눈은 더이상 웃고 있지 않다.


다음 날 아침 어떤 여자 아이가 죽은 오렌지색 고양이를 안고 찾아왔다. 정원에 고양이를 묻어주는 할머니


그렇게 계절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할머니의 정원에 싹이 나고 싹이 커져서 커다란 나무로 자랐다. 나무에서 오렌지색 열매가 떨어졌고 그건 오렌지색 아기 고양이었다. 할머니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찾아왔다.

마음의 정원에 자란 한 그루 꿈의 나무. 그건 할머니의 꿈 나무였다. 고양이 나무였다.


죽은 고양이를 묻은 정원에서 자란 나무에 열린 오렌지색 아기 고양이. 어떤 의미일까? 고양이가 돌아왔으면 하는 할머니의 꿈이 싹을 틔우고 자라서 꿈이 이루어 진 것일까?

오사다 히로시는 일본에서 유명한 시인이다. 그는 늘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산보하다 보면 늘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고양이들을 만났다고 한다. 고양이들은 좋아하는 장소가 있어서 그 장소는 계절에 따라 바뀌기도 하지만 한 번 좋아하면 계속 그 장소에 머문다. 늘 같은 길을 지나다니다 보니 작가도 길고양이들의 얼굴을 기억했고 길고양이들도 작가를 알아보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늘 보이던 한 마리의 고양이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이 그림책은 그 고양이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 소개

<오사다 히로시>

시인, 아동문학가, 번역가, 수필가, 평론가. 1939년 후쿠시마에서 태어났다. 1960년 와세다 대학 재학 중 시 잡지 [새]를 창간하고, 1965년에 시집 『우리 신선한 나그네』로 문단에 데뷔했다. 나무, 꽃, 골목길, 공원, 계절의 변화 등 일상의 풍경을 따스하게 담아낸 시를 주로 썼다. 담백하면서 다정한 언어로 일상의 소중함을 노래한 시인이었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2015년, 75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심호흡의 필요』(길가의 돌 문학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문제』(길가의 돌 문학상), 『세상은 아름답다고』(미요시 다쓰지상) , 『기적-미라클』(마이니치 예술상), 『숲의 그림책』(고단샤 출판문화상), 『고양이 나무』, 수필집 『나의 이십 세기 서점』(마이니치 출판문화상), 『기억을 만드는 법』(구와바라 다케오 학예상)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오하시 아유미>

1940년 미야기 현에서 태어나 다마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1964년 주간 <헤이본 펀치>의 표지 일러스트로 데뷔한 이래 잡지, 단행본,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살림이나 생활 전반에 관련된 일러스트 및 에세이로 세대를 불문하고 여성은 물론 남성 독자에게도 지지받고 있다. 2002년부터는 잡지 <아르네 Arne>를 창간, 기획에서 취재·편집·촬영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출처: yes24.com)


그림책 정보

『고양이 나무』
글 : 오사다 히로시
그림 : 오하시 아유미
역 : 황진희
출판사 : 평화를품은책(꿈교출판사)
발행 : 2018년
ISBN : 9791185928159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60888771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65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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