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ことば/말』고미 타로 글그림

말은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수단이다. 말이 형태와 색이 있다면 더 알아 듣기 쉬울까? 라는 주제의 그림책이 있어서 소개한다. 고미 타로 글그림의 『ことば/말』이다. 일본에서 출간된지 오래되었지만 한국에는 번역 출간되지 않은 책이다.

전에 황진희 선생님의 수업에서 알게 된 후 너무 재미있는 소재라서 나도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 도서관에는 두 개의 다른 버전이 있었다. 처음에 출간 된 책은 「かがくのとも」라는 과학이야기 시리즈 책 중에 하나로 나온 것이고, 1993년에 다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지만 그것도 절판이 된걸까? 찾을 수가 없고 출판사도 아직 존재하는 것 같기는 한데 홈페이지가 없다.

『ことば/말』앞 표지

내가 두 권을 빌린 이유는 처음 나온 책은 장면의 윗 부분에 작가가 생각하는 대화가 적혀 있는데 나중에 출간 된 단행본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고미타로의 유머러스한 대화가 꽤나 재밌어서 나도 첫 번째 책으로 구하고 싶은데 구하기가 참 어려워 보인다.

책의 표지 안 쪽에 이런 글이 써 있다.

<말>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것,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 하는 것.
<말>이 보인다면 편리하겠죠.
<말>에 색이 있다면
<말>에 형태가 있다면
더 잘 알 수 있겠죠.
즐거운 <말>은 즐거운 색
노는 <말>은 여러가지 색
어려운 <말>은 어려운 모양
화내는 <말>은 무서운 모양
자 <말>의 색과 모양을 보고
<말>을 상상해봐요.


세발 자전거를 빌리고 싶은 여자 아이와 빌려 주기 싫은 남자 아이가 있다. 여자 아이의 말이 세발 자전거 위로 스윽 간다. 남자 아이의 말이 안된다고 막는다. 이 둘은 결국 싸우고 만다.

친구랑 싸우고 들어와서 울고 있는 아이를 엄마는 처음에는 사탕도 주면서 위로를 한다. 그러다가 계속 기분이 안 좋은 아이를 향해 언제까지 그렇게 뚱하고 있을 거냐, 약해 빠진 건 아빠를 닮은 거냐, 그 애도 그 애지만 너도 너무 속이 좁은 거 아니냐, 자전거 좀 빌려주면 어때서 그러냐… 점점 잔소리로 바뀐다.

나의 최애 장면이다. 엄마의 잔소리는 그냥 허공에 떠 있는 거품과도 같다. 아이 표정 무엇.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그 자리를 뜨는 아이. 나가다가 화분을 툭 발로 찼는데 화분이 깨지고 결국은 불호령이 떨어진다.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전개…ㅋ

아이의 아빠일까? 어떤 아저씨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야기일까? 말이 딱딱하고 우중충한 색이다. 저 자리에는 별로 있고 싶지 않다.

영어는 꼬부랑 말이다. ㅎ

아이들이 끝말잇기를 하는 장면이다. 마지막 아이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ㅎ


말이 색깔과 형태가 있다면? 이라는 재밌는 상상으로 그림책을 그린 고미타로 작가의 창의력에 감탄하고, 또 그것을 그림으로 너무 잘 표현한 작가의 천재성에 또 한 번 감탄한 책이었다.

어떨까? 우리가 하는 말에 색깔과 형태가 있다면 실제로 더 알기 쉬울까? 나는 세상이 더 난장판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하지만 아이들 세상은 총천연색에 재미있는 모양들로 가득할 것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과연 구할 수 있을까…?


작가 소개

1945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구와자와 디자인 연구소 공업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산업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지만, 책상, 그릇, 의자 등 타인 중심의 디자인에 지루함을 느끼던 중, ‘나’, 곧 개인 ‘고미 타로’ 중심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며 만든 그림책이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림책 세계에 매료되었다. 1973년, 28세에 첫 책 출간 이래 2020년, 75세가 된 지금까지 350여 작품을 출간했으며, 간결하고 단순한 글과 그림, 위트 있는 유머, 재치 있는 아이디어, 발랄할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라이프치히도서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상’, ‘밀드레드 배첼더 어워드 어너리스트’, ‘산케이 아동 문학상’, ‘고단샤 그림책 상’ 등을 받았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수많은 나라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뭐든지 할 수 있어』, 『바다 건너 저쪽』, 『저런, 벌거숭이네』, 『금붕어가 달아나네』 등이 있다. (출처: yes24.com)

http://www.gomitaro.com/


그림책 정보

글그림 : 고미 타로
출판사 : 架空社
발행 : 1993년
ISBN : 9784906268481

안타깝게 일본에서도 절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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