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히로 미술관에 다녀왔다. 치히로 미술관은 도쿄와 아즈미노 두 군데 있는데, 나는 이번에 나가노현 아즈미노에 있는 치히로 미술관에 다녀왔다. 나는 치히로 작가를 잘 알지 못하지만 작가의 그림은 굉장히 친숙하다. 화가이자 한 아이의 엄마였던 치히로는 평생 동안 ‘어린이’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고 알려진 치히로 작가의 그림은 동심 그 자체이다.
“온통 흙투성이인 아이이든, 더러운 누더기를 걸친 아이이든 제 눈에는 꿈을 가진 예쁜 아이로만 보여요.”
이와사키 치히로
모든 작품에 ‘전 세계 모든 어린이에게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치히로의 소망이 깊게 새겨져 있다. 치히로 작가에 대해서도 더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오늘은 치히로 미술관에 다녀온 것에 대해 쓰려고 한다. 아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에는 미술관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주변의 공원과 토토광장의 풍경을 소개하려 한다. 남편과 아들이 함께하는 가족 여행 중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술관을 천천히 돌아볼 수 없을 것 같아 안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주변의 풍경만으로도 너무 아름다운 치히로 미술관이었다.
자연 속에 위치한 아즈미노 치히로 미술관
치히로미술관・도쿄는 1977년에 이와사키 치히로를 기념하여 1952년부터 그녀가 세상을 떠난 1974년까지 아틀리에 겸 자택으로 사용하던 곳에 지어졌다. 치히로미술관・도쿄는 세계 최초의 그림책 작가 전문 미술관이 된다. 1997년 봄, 치히로미술관・도쿄 설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아즈미노 치히로미술관이 치히로 부모의 고향이자 치히로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한 나가노현에 문을 열었다. 아즈미노 치히로미술관은 53,500평방미터 규모의 공원에 둘러싸인 곳에 위치하고 있다.
미술관 주위는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들이 곳곳에 있고, 연못이 있고, 라벤더 밭이 있는 넓은 공원이었다. 미술관이 위치한 동네 자체가 논밭이 많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라 머무는 동안 마음이 편안했는데, 치히로 미술관은 그런 시골 풍경의 동네와도 너무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예뻐서 찍은 연못과 돌 오브제(사실 돌 오브제는 있는지도 몰랐다;;;)는 체코의 그림책 화가 크베타 파코브스카(라고 썼지만 모르는 작가… 죄송합니다)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치히로 산장 겸 아틀리에를 복원시킨 건물도 있었는데 사진에 담지 못한게 아쉽다. 라벤더 밭 옆을 지나갈 때는 라벤더 향이 마스크를 뚫고 들어올 정도로 향기로웠다.
곳곳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선선한 날씨라면 앉아서 책을 읽기 딱 좋을 것 같은 곳들이었다. 나는 특히 커다란 나무 밑에 의자를 놔둔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
치히로 미술관의 입구다. 일층으로 되어있어서 360도 보이는 평평한 풍경을 전혀 방해하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들어가봐야지!!
아즈미노 치히로공원 토토광장
치히로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는 토토광장에는 오래된 2량의 전철이 설치되어 있었다. 전철 안에는 구로야나기 테츠코 글,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의 『창가의 토토』의 전철 교실이 재현되어 있었다. 공원 전체에서 토토광장 5주년 기념으로 『창가의 토토』전도 하고 있었는데, 『창가의 토토』의 책 내용을 전혀 몰라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잘 못 알아보는게 안타까웠다.
전철의 다른 칸에는 한 쪽은 전철의 좌석, 또 한 쪽은 작은 도서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전철의 좌석에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등의 그림책 캐릭터들이 앉아 있었는데 요새의 상황에 맞게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메세지가 쓰여 있어서 씁쓸했다.
전철 안에는 토토와의 포토존이 있어서 우리 아들도 한 컷! ㅎㅎ
9월부터 하는 전시회의 팜플렛에는 치히로의 그림들로 가득했다. 너무 예쁘다.
이번에는 치히로 미술관 안을 들어가보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주변의 공원과 토토광장만으로도 너무 예쁜 공간이었다. 나는 여름에 가서 싱그러운 풀냄새로 가득했는데, 단풍이 들고 또 눈이 오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너무나 예쁠 것 같다. 다음에는 (혼자 가서) 아즈미노 치히로 미술관의 안에도 들어가보고, 치히로미술관・도쿄도 가봐야겠다.
작가 소개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이와사키 치히로는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그림책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출처: 그림책박물관)
치히로 미술관 공식 홈페이지 (한국어)
온라인 치히로 미술관 (한국어)
치히로 미술관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 한국어로도 볼 수 있다!
https://chihiro.jp/enjoyathome/ko/
이와사키 치히로의 번역된 책들
한국어로 번역된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의 책들은 이 곳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