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의자』 베라 B. 윌리엄스 글그림

베라 B. 윌리엄스의 『엄마의 의자』를 소개한다. 작가는 이 그림책으로 1982년에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다. 원제는 『A Chair for My Mother』이다.

그 그림책에는 엄마와 딸, 그리고 외할머니가 등장한다. 작가는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께 이 책을 받칩니다.”

라고 헌사를 썼다.

표지의 빨간 테두리가 파란색 식당과 대조적인 색이라 둘 다 더 강조되는 느낌이다. 표지에서도 느껴지지만 책 전체적으로 색감이 참 예쁜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은 모든 페이지의 그림 주위에 테두리가 있어서 그 테두리의 그림도 이야기에 따라서 다르다. 테두리의 그림도 예뻐서 눈이 간다.

엄마는 표지에 보이는 블루 타일 식당에서 일을 한다. 일을 하고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아래의 그림에서 묘사한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느껴졌다. 하지만 식탁 의자에 앉아 있는 엄마는 어딘가 많이 불편해보인다.

위의 장면은 예전의 엄마와 딸의 모습이다. 식탁에 앉아서 자던 엄마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서 슬펐다. 흰 재킷에 핑크 스커트를 입고 궂은 일 한 번 안해봤을 것 같은 엄마의 느낌인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외할머니, 엄마, 주인공인 딸이 함께 살던 집이 큰 화재로 깡그리 타 버려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키우던 고양이도 무사했다. 가족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갔지만 집에 들일 물건이 아무것도 없었다.

위 장면은 이 그림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다. 동네 사람들과 지인들이 하나씩 집에 필요한 것들을 갖다준다. 손주들이 어릴 때 쓰던 침대, 식탁과 의자, 카페트, 커튼, 주방 용품, 곰인형 등. 모두 어떻게든 도움이 되려고 하나씩 들고 오는 행렬이 너무 아름답다. 이 가족은 정말 그동안 잘 살았구나. 비록 화재로 물질적인 것은 다 잃었지만 세상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인간 관계는 정말 잘 쌓고 살았구나 라고 생각했다.

외할머니, 엄마, 딸은 커다란 유리병에 동전을 모으기 시작한다.

주인공 딸 아이는 가끔 식당에 가서 일을 돕고 돈을 받는데, 그 돈의 절반은 유리병에 넣는다. 엄마는 팁으로 받은 동전을 몽땅 유리병에 넣는다. 할머니는 토마토나 바나나를 조금 싸게 사고 남은 동전을 챙겨 뒀다가 유리병에 넣는다. 유리병이 워낙 커서 꽉 채우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유리병 그림을 보는 순간 ‘저걸 언제 다 채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유리병에서 동전이 넘쳐 나올 정도로 꽉 채우면 그 돈으로 꼭 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의자’다. 정말 멋지고, 예쁘고, 크고, 푹신푹신한 안락 의자다.

드디어 병이 꽉 찼다!! 은행에 가서 10달러 지폐로 바꿔서 가족은 가구점으로 향한다. 4개의 가구점을 둘러본 후, 꿈에 그리던 의자를 찾는다.

위의 그림에서 가족이 사 온 안락 의자는 어떤 것일까? 정말 예쁘고 멋진 안락 의자를 찾으면 된다.

낮에는 할머니가 안락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가 안락 의자에 앉아서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쉰다. 저녁을 먹은 후 딸 아이는 엄마의 무릎 위에서 잠이 든다. 다시 일어서야 하는 가족의 현실은 녹록지 않아도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은 편히 쉴 수 있다.

큰 화재로 물질적인 모든 것을 잃은 가족이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과 희망은 잃지 않았다. 밝은 원색이 많이 등장하는 그림들에서 긍정 에너지를 받는다.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작가 소개

192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주로 가족,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돈이나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여럿이 함께 사는 즐거움이나 사람들 간의 따스한 정을 다루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은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처럼 매우 단순한 것이 특징이다. <엄마의 의자>, <한번만 더, 한번만 더, 한번만 더>로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다. (출처: ye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