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캠핑 갈 수 있어!』 하야시 아키코 글그림

『우리 친구하자』나 『이슬이의 첫 심부름』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꼬마아이를 그린 그림작가 하야시 아키코의 『나도 캠핑 갈 수 있어!』는 표지부터 너무 사랑스러웠다. 볼이 발그스레한 단발 머리의 여자아이가 자기 만한 짐을 짊어지고 있다. 원제는 『はじめてのキャンプ』로 직역하면 ‘첫 캠프’이다. 나도 아이와 일년 내내 캠프를 자주 다니는데, 뭐든지 스스로 하려고 하는 아이들의 씩씩함이 잘 표현된 사랑스러운 책이다.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하야시 아키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00쪽에 넘는 책이라 동화에 분류될 것 같지만, 그림들이 잘 표현이 되어 있어서 글을 보조하는 삽화 이상의 역할을 하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림책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번역본은 2000년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1984년에 출간되어 도서관에서도 기본 도서로 선정할 정도로 사랑받는 책이다.

내가 무엇보다도 이 그림책에 빠진 이유는 그림의 색감이다. 아이의 발랄함과 귀여움이 느껴지는 노란색이 주로 쓰이다가, 밤 풍경, 캠프파이어 등의 장면에서는 다른 색이 쓰이기도 한다. 심플한 색감으로 캠프장의 풍경들이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나도 캠핑 갈 수 있어!』앞 표지

표지도, 면지도 너무 사랑스럽다.


옆집 윤지언니가 큰 아이들과 함께 캠프를 떠난다고 한다. 모두들 소라는 어려서 같이 갈 수 없다고 한다.

“나도 갈 거야!”

꼬맹이 소라도 캠프에 간다고 선언을 한다. 얼굴 표정에서도 의지가 느껴진다. 울지 않겠다고, 무거운 짐도 들 수 있다고, 밤에 혼자 화장실도 갈 수 있다고 약속을 하고 소라는 캠프에 따라간다.

번역본에서는 윤지’언니’라고 되어있는데 원본에서는 옆집 ‘아줌마’이다.ㅎㅎㅎ


짐이 너무 무겁지만 소라는 씩씩하게 짐을 매고 길을 나선다. 다 함께 밤을 해 먹을 반합을 들고 가는 것도 소라 몫이다.


캠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개울가에 빠진 소라. ‘역시 어린 아이들은 금방 운다니까~’라며 오빠가 도와준다. 소라는 억울하다. 울지 않았는데… 그냥 옷이 젖은 것 뿐인데…

나무에 줄을 걸고 옷과 양말 팬티까지 말려 놓은 장면이 너무 귀엽다.


밥을 지을 나무를 못 해올 거라는 말에 나무를 통째로 들고 가는 소라. 커다란 나무를 끌고 가는 소라의 옆모습에서 불타오르는 의지가 느껴진다.

불을 떼니 연기가 자꾸 소라한테만 간다. 자기가 해 온 나무라서 그렇다며 해맑게 웃는 소라. 연기도 웃고 있다.


개울가에 넣어 두어서 시원한 수박을 썰어서 함께 나눠 먹는다. 어느새 저녁이 된 하늘도 수박색으로 물들었다.


모두들 자는 시간, 총체적 난국이 찾아왔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윤지언니를 아무리 불러도 깨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손전등을 들고 나가 소라는 잔디밭에 쭈그리고 앉는다. 캠프장에서 밤에 화장실 가는 건 어른인 나도 무서운데 소라가 너무 대견했다!!! 그나저나 나도 캠프장에서 파란 여우는 보면 어쩌지? (파란 여우는 그림책에서 직접 만나보시길~)


마지막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나도 큰 오빠 언니들처럼 캠프 잘 해냈어!” 라고 외치는 소라. 이 한 번의 캠프에서 소라는 얼마나 많은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을 했을까? 같은 나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읽다보니 더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아이가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다. 스스로 해 보고 싶은 소라에게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옆집 윤지언니와 함께 간 오빠 언니들과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작가 소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소한 풍경들을 매우 섬세하게 그려내며 잔잔하고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작가이다. 아이를 가장 아이답게 묘사한다는 평을 받는다. 유아에 대한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스토리와 사실적인 묘사는 그녀의 깊은 관찰력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림책 구성도 아이들의 흥미를 효과적으로 유발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알맞은 이야기와 요소를 잘 맞춰 구성하고 잇다. 그녀는 어린 아이들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유아 도서 세계의 편견을 깨고 그림책을 풍부한 이야기가 있는 세계로 이끈 작가이기도 하다.

『목욕은 즐거워』, 『싹싹싹』¸ 『구두구두 걸어라』, 『순이와 어린동생』, 『이슬이의 첫심부름』, 『숲 속의 요술물감』, 『오늘은 무슨 날?』, 『야옹이도 셀 줄 아네』, 『나도 캠핑 갈 수 있어!』, 『신비한 크리스마스이야기』¸ 『윙윙 실팽이가 돌아가면』¸ 『나도 갈래』, 『할머니 집 가는 길』, 『오늘도 좋은 하루』, 『종이비행기』, 『무지개산의 비밀』, 『즐거운 빵 만들기』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다. (출처: yes24.com)


그림책 정보

글그림 : 하야시 아키코
역 : 엄기원
출판사 : 한림출판사
발행 : 2000년
ISBN : 9788970943077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62082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1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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