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리 유코 글, 하타 고시로 그림의 『비 오니까 참 좋다』를 소개한다. 일본 그림책으로 원제는 『どしゃぶり』다. 원제의 ‘도샤부리’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모습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한국말로는 딱히 표현이 어려워서 ‘비오니까 참 좋다’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그림책은 의성어나 의태어를 특히나 많이 쓰는 것 같다. 이 그림책에서도 빗소리를 다양하게 표현하는 의성어가 큰 비중을 차지해서 번역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 그림책을 번역하신 황진희 작가님이 빗소리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매우 궁금해진다. 기회가 되면 번역본도 꼭 읽어보고 싶다.
비 오기 전 유독 날씨가 더운 날, 『비 오니까 참 좋다』는 그런 날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온다. 소나기가 오려나보다.
주인공 아이는 우산을 펼친다.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는 북소리 같다. 비는 다양한 소리를 내면서 떨어진다. 작가는 비가 노래를 부른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비가 말을 걸어온다. 나와 놀자고 한다.
나도 어릴 적에는 비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비가 오면 외출하기 불편해서 불평하고, 외출을 했다가 갑자기 비라도 오면 피하기 바빴다. 조금의 비도 맞는 것이 싫어서 우산을 쓰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나 뿐만 아니라 아이가 비를 맞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비가 온 후 생긴 물 웅덩이를 보면 자동반사적으로 물 웅덩이를 향해 돌진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이 그림책을 읽고 나니 내가 아이의 동심을 뺏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심의 세계에서의 비는 아름답고 즐겁고 놀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작가는 비를 너무나 아름답게 표현했다. 빗방울 하나 하나가 반짝반짝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주인공 아이는 비와 한바탕 신나게 논다. 비가 오는 장면을 너무 생동감있게 표현한 두 장면을 소개하면서 마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장면이기도 하다. 지금 비가 오고 있다면 당장이라도 나가서 나도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하는 장면들이다. 보기만해도 시원해지는 장면들로 가득한 『비 오니까 참 좋다』를 무더운 여름날 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 소개
<오나리 유코>
도쿄에서 태어났습니다. 주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만화와 소설, 칼럼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썼어요. 프로레슬링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들도 썼지요. 지은 책으로 『모두 어디 갔지?』가 있습니다.
<하타 고시로>
1971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비 오는 책방』 『우리 아빠 직업은 악당입니다』 등의 책에 그림을 그렸고, 그림책 『희망의 목장』으로 IBBY 아너리스트에 선정되었다. (출처: yes24.com)
그림책 정보
글 : 오나리 유코
그림 : 하타 고시로
역 : 황진희
출판사 : 나는별
발행 : 2019년
ISBN : 9791188574094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75200913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5926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