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나무』 숀 탠 글그림

숀 탠의 그림들은 너무 우울해서 나의 취향은 아니다. 솔직히 숀 탠의 책들은 내용도 난해해서 혼자 읽기에는 벅차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읽는 기회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내용적으로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빨간 나무』를 소개한다.

『빨간 나무』앞 표지

표지에는 한눈에도 너무 우울해 보이는 얼굴이 파란 사람이 종이 배에 타서 물에 떠있는 빨간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다. 머리카락이 빨간 색이어서 그런지 얼굴이 더 파래보인다. 물에 비친 종이 배는 온통 까만 나뭇잎으로 차 있다. 그 중에 보이는 한 개의 빨간 나뭇잎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이 글의 제일 마지막에 소개하겠지만 『빨간 나무』에는 빨간 나뭇잎의 비밀(?)이 숨어있다.


상쾌해야 할 아침. 일어나긴 했는데 오늘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는 그런 날, 다들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그림책 주인공의 하루도 그렇게 시작한다.

어제 친구들과 오랜만에 영상 통화를 하다가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두 친구가 서로에게 매일 “내일은 뭐하지?” 라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기대되는게 하나도 없다고 나는 어떠냐고. 듣는 것만으로도 우울했다. 그래도 나에게는 그림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특히나 요즘은 코로나와 함께하는 일상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지면서 우울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드는 날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빨간 나무』는 내 삶이 별로일 때, 도대체 왜 나에게만… 이런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 읽으면 조금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 아닐까.


“어둠이 밀려오고”

“아무도 날
이해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은
    그냥
      
지나쳐 가고”

“때로는
  자신도 모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내 마음이 힘들 때, 한 장 한 장의 그림들과 글에 격하게 공감될 것 같았다. 늘 행복할 수만은 없는 것. 때로는 기분이 우울하거나 아니면 삶이 힘들어서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들 때 『빨간 나무』를 기억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빨간 나무』에는 비밀이 있다. 그냥 내가 눈치를 못 챈 것일 수는 있지만 그림마다 빨간 나뭇잎이 숨어 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당연히 눈치를 못 챘고, 알고 난 후 찾아도 잘 찾아지지가 않았다. 나처럼 그 비밀을 몰랐던 분이 계시다면 『빨간 나무』 그림들 속에서 꼭 빨간 나뭇잎을 찾아보길 바란다.

많은 절망들 속에 묻혀서 쉽게 눈에 띄지 않던 빨간 나뭇잎처럼 희망도 잘 찾으면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무가 자라듯 그 희망도 자라나길 바래본다.


작가 소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퍼스에서 자랐다. 십대 때부터 공상 과학 소설과 호러 이야기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순수 회화와 영문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맬버른에 살며 작가, 무대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잃어버린 것』 『빨간 나무』 『도착』 『먼 곳에서 온 이야기들』 『여름의 규칙』 『매미』 등이 있다. 사회, 역사적 맥락 안에서 개인의 내면 풍경을 몽환적 이미지로 담아내는 그림책들로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다. 특별히 『도착』으로 2007년에 볼로냐 라가치 특별상을 받았고, 어린이 문학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수상하였다. (출처: yes24.com)


작가 홈페이지

http://www.shauntan.net


그림책 정보

글그림 : 숀 탠
역 : 김경연
출판사 : 풀빛
발행 : 2019년
ISBN : 9791161721767
yes24 : http://www.yes24.com/Product/Goods/84892079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113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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