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セミくんいよいよこんやです/매미씨 드디어 오늘밤입니다』구도 노리코 글그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하면 귀를 찌르는 울음소리의 매미가 떠오른다.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로 잘 알려진 그림책 작가 구도 노리코가 매미의 일생을 너무 재미있게 그린 그림책이 있어서 소개한다. 제목은 『セミくんいよいよこんやです』로 내가 번역해 본 제목은 『매미씨 드디어 오늘밤입니다』이다.

일본은 유독 곤충에 관한 도감, 그림책이 많다. 그만큼 아이들이 관심이 많다는 거겠지? 한국어로 매미의 울음소리는 ‘맴맴’ 밖에 없지만, 일본어로는 내가 아는 것만으로도 5가지로 각기 다른 매미의 이름이 있다.

매미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7년, 13년 길게는 17년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지낸다가 땅 밖으로 나와서 겨우 한달 정도를 성충으로 살다가 죽는다고 한다. 오랜 시간 기다린만큼 매미가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은 기념적인 순간이다. 그러기에 이 그림책에서 모든 벌레들이 바깥 세상으로 나온 매미를 축하해주고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는 것이 이해가 간다.

표지에서 매미씨는 <매미의 모험>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공부하고 있는 걸까?

자고 있는 매미씨 집에 전화가 온다.

“여보세요, 음냐음냐…
네 맞아요. 드디어 오늘 밤이에요.”

매미씨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땅 속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 작가의 디테일에 감탄이 나왔다.

드디어 오늘 밤이라는 소식에 곤충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무엇을 준비하는 걸까?

드디어 D-day. 매미씨는 깊은 땅 속에서 사다리를 타고 땅 위로 올라와서 다시 높은 나무를 열심히 영차영차 올라간다. 나뭇잎에 ‘착’ 붙어 자리를 잡는다. 의성어 의태어들이 많아서 매미의 움직임이 너무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번역하기는 수월하지 않지만.ㅎ)

땅 위의 세상으로 나온 매미를 다른 곤충들이 성대하게 축하해 준다. 음악을 연주하고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일본 그림책에서 축제라면 빠지지 않는 불꽃놀이도 준비한다. 불꽃놀이로 열일하는 곤충은 반딧불이다. 매미의 특별한 날을 이렇게도 열심히 준비해서 축하해 주는 곤충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뒷 표지에는 여자 매미가 빼꼼 보인다. 뒷표지에서 매미씨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게 해둔 작가의 세심함에 나는 그림책을 덮은 후까지도 웃고 있었다.

2004년에 출간된 이 그림책이 왜 아직 한국어로 번역이 안되었을까? 한국에서는 매미라는 소재가 인기가 없는 걸까? 나 역시 길을 가다가 움직임을 예상할 수 없는 매미를 보면 피해서 지나가는 사람이지만, 이 그림책을 보니 애쓰는 매미를 응원하게 되고, 산다는 것에 늘 100% 진심이고 열심인 곤충들이 경이로웠다. 매미를 좋아하는 아들도 많이 좋아한 책이지만, 나도 그림책을 보는 내내 느꼈던 사랑스러움에 이 책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자세히보면 매미의 입이 마이크이다. 시끄러운 이유가 있있네. ㅎㅎㅎ

꼭 이 책이 번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작가 소개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나 여자미술단기대학을 졸업하고, 그림책 작가이자 만화가로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귀엽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벌이는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지요. 쓰고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삐악삐악」 시리즈, 「펭귄 남매랑 함께 타요!」 시리즈, 「센슈와 웃토」 시리즈, 『겨울은 어떤 곳이야?』를 비롯해 동화 『우당탕탕 야옹이와 바다 끝 괴물』, 「마르가리타의 모험」 시리즈, 만화 『우당탕탕 야옹이 코믹』 등이 있습니다. (출처: yes24.com)